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문단 편집) === 재앙의 시작 ===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파티는 마침내 미국의 집값이 주춤하면서 대재앙으로 끝나 버리고 말았다. 사실 집값이 영원히 폭등한다면 파티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지만 그것은 수학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은행 이자의 ''''이율\''''은 총액에 대한 정률이다. 즉 5퍼센트의 이율이라면 1만 달러를 빌리면 500 달러, 1백만 달러를 빌리면 5만 달러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집값의 '상승률'은 성격이 다르다. 자산가격인 집값은 시장에 풀린 자금의 총액에 정비례한다. 즉 부동산 시장에 풀린 자금이 M일 때 가격이 10만 달러였던 집은 시장에 M이 추가로 유입되어 총액이 2M이 될 경우 20만 달러가 된다. 이 경우 집값의 상승률은 100%가 되는데 이 상태에서 시장에 M이 또 유입되어 총액이 3M이 되면 그 집은 20만 달러에서 30만 달러로 이전과 달리 '''50%만 증가'''한다. 증가율을 100%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M을 쏟아부어 총액을 4M까지 올려야 하며 4M이 된 이후에도 100%를 유지하려면 8M까지 올려야 한다. 다시 말해 동일한 정도의 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통화량은 자산가격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자산 가격 버블이 붕괴하지 않으려면 자산 가격의 상승률이 이자율보다 높거나 같아야 한다. 한창 CDO 붐이 불기 시작하던 미국 부동산 자산 폭등의 초창기에는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시장에 투자자금을 유입시켜 시간당 통화량 증가율, 즉 집값 상승률은 은행 이자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투자자가 몰려들어도 기하급수적인 통화량 증가는 불가능했고 집값의 상승률은 결국 점점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은행 이자율은 크게 변하지 않는 와중에 말이다. 따라서 자산가격 상승률이 이자율보다 낮아지게 되는 시점이 오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정책의 문제도, 경제의 문제도 아닌 수학의 문제다. 그 날이 도래하자 미국 전역에서 채무불이행률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대한민국 카드대란의 원흉이었던 '돌려막기'마냥 모기지도 돌려막기로 버티고 있었는데 이에 한계가 오고 만 것이다. 채무불이행률이 폭증하고 기초가 되는 모기지론이 걸레가 되기 시작하자 은행은 더 이상 기초자산인 모기지를 생산해 낼 수 없었고 새로운 모기지를 만들지 못하니 새로운 ABS와 CDO를 발행할 수 없게 되어 이를 매개로 공급되던 통화는 더 이상 미국의 주택시장에 공급되지 않았다. 심지어 통화량은 오히려 불이행자의 담보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은행으로 회수되어 급격하게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당연히 통화량의 축소는 자산가의 축소를 불러오고 자산가의 축소는 더 많은 부실과 통화량의 재축소를 유발했다. 이는 당연히 미국 전국에서 일어난 현상이었고 이 현상은 CDO의 기초가정 즉 '미국 전역에서 불이행률이 한꺼번에 폭증하는 것은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가정'을 송두리째 뒤엎어 버리고 말았다. 이는 뻔한 이야기였다. 모든 지역에서 한꺼번에 불이행률이 폭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CDO는 '''모든 지역에서 한꺼번에 불이행률이 폭증하자 죄다 휴짓조각'''이 되어 버렸다. 감당하지 못할 빚을 진 투기꾼들과 돈을 빌려준 은행과 혼돈에 발을 담가 통화량 증가에 일조한 투자자들은 차례차례 무너지기 시작했고 경제 위기가 시작되었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라는 상품에는 또 다른 복병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이자. 계약 체결 이후 처음 1-2년간은 비교적 합리적인 6% 정도의 금리로 상환하다가 티저 기간이 만료되면 갑자기 복리 12~20%급으로 폭등한다. 6%와 20%의 차이가 얼마 안 될 것 같지만 억 단위의 담보 대출인 만큼 한 달에 내야 하는 돈이 몇 배로 뛰니 채무를 이행하던 사람들도 튈 수밖에 없었던 것.[* 다만 모든 서브프라임 채무자들이 티저 기간이 끝나면 상환액이 급상승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모기지 브로커에게 사실상 사기/강매당하고) 대출을 받은 건 아니었다. 채무자나 채권자나 티저기간이 끝날 쯤이면 자산가치가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을 아득히 초과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집값이 오르면 제3자에게 팔고 채무를 조기상환하고 챙긴 차익으로 다른 집을 더 좋은 조건에 사거나 높아진 담보비율+원금 상환율을 레버리지로 더 좋은 대출상품으로 갈아탄다는 생각이었다. 영화 [[빅쇼트]]에서 집 3채와 콘도 하나가 있다고 언급하는 스트리퍼도 저금리 티저기간을 이용해서 매입한 자산을 적절한 시기에 팔아서 청산한 뒤 ("브로커가 얼마든지 Refinancing 할수 있다고 했어요") 차익을 챙기겠다는 투기를 벌인 것이고 이런 식으로 주택시장은 이미 공급이 실수요를 아득히 초과한 매우 위험한 상황이였다. 이는 당연히 저금리+자산가 급등이라는 초호황 상황이 말 그대로 수십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빚어낸 참극이다.] 버블이 터지기 얼마 전에 나와서 크게 주목받진 못했지만 마이너스 대출 상품[* Negative amortization이라고 한다.]도 나왔다! 이건 월 납입금이 이자보다도 작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잔금이 늘어나는 미친 물건이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수어사이드 모기지(suicide mortgage). 당연히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꾼들에게나 적합한 상품이었고 은행들도 “집값은 항상 오른다”는 확신에 가까운 전망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상품들을 팔 수 있었다. 이렇게 미쳐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도 은행원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CDO 자체가 워낙 새로운 투자법이라는 문제였다. 아직 깊게 연구되지 않은 투자법이었고 은행원들이 가지고 있던 컴퓨터 모델은 모두 오래된 자료에 기초한 것이었다. 즉, Prime 시절에 모은 데이터에 근거해 작성되었다. 당연히 그런 모델이 서브프라임을 이용한 CDO에는 맞지 않았지만 은행원은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계속 믿었다. 시뮬레이션은 CDO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는 투자자들의 심리적 근거가 되었고 실제로도 서브프라임의 성적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서브프라임 계층의 고객들도 프라임 계층 같이 그럭저럭 돈을 갚아나가서 프라임만큼은 아니지만 60~80%의 서브프라임 고객들은 돈을 성실히 갚고 있었다.[* 비극적이게도 서브프라임 사태로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사람들이 이 성실한 중산층 고객들이었다. 은행의 권유로 대출 받아서 겨우 내 집 마련했는데 한순간에 집은 뺏기고 빚더미만을 떠안은 채 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이어진 경제 불황으로 실직까지 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바닥 없는 막장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가장 성업하게 된 곳 중 2개를 꼽으라면 전당포와 (집에서 쫓겨난 사람들의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업이 꼽히는 것을 보면 미국 중산층이 받은 타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몰랐다. 1차 기초 자산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MBS를 기초 자산으로 CDO-0를 만들고 CDO-0과 CDO-0의 기초 자산인 MBS를 기초로 CDO-1을, 그리고 이런 식으로 CDO-2, CDO-3... 같이 기초 자산의 족보가 뒤엉킨 파생 상품에 대한 위험 분석과 관리가 슈퍼컴퓨터로도 불가능할 지경에 다다랐다는 걸 말이다.[* 이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빅 쇼트]] 에서는 이런 n차 CDO를 [[카지노]]에서 블랙잭 카드 게임을 직접 하는 플레이어와 딜러 중 누가 이길지 내기하는 주변의 구경꾼들의 내기에 또 다른 사람들이 내기를 하는 방법으로 예를 들어 실감나게 설명하였다. [[셀레나 고메즈]]가 카지노 딜러와의 블랙잭 도박에 돈을 건다(MBS). 그걸 구경하던 뚱뚱한 남자와 마른 남자가 '셀레나 고메즈가 돈을 딸 것인가 잃을 것인가'를 가지고 내기를 한다(0차 CDO). 안경 쓴 여자와 안경 쓰지 않은 남자가 '뚱뚱한 남자가 돈을 딸 것인가 잃을 것인가'를 가지고 내기를 한다(1차 CDO). 옆에 있던 사람들이 '안경 쓴 여자가 돈을 딸 것인가 잃을 것인가'를 가지고 내기를 한다(2차 CDO)....... 이런 행위가 계속 반복되면 결국 정확히 누가 누구에게 돈을 걸었는지 알 수 없게 되고, 결국 셀레나 고메즈의 게임 결과라는 사소한 원인이 나비효과가 되어 대부분이 돈을 잃게 된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